백악관 주인 누가 될지 '샌더스 지지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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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주인 누가 될지 '샌더스 지지층'에 달렸다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5.3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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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주자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열쇠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30일(현지시간) 나왔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제45대 대통령 자리를 놓고 샌더스 의원 지지층의 표심을 둘러싼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것)을 펼치게 됐다.

NBC방송은 지난 15∼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공동으로 1천 명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클린턴이 본선 승리를 위해서 샌더스 지지자층을 상당 부분 차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NBC방송은 만약 2위 주자인 샌더스 의원이 경선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면 클린턴 전 장관이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51%대 43%, 즉 8%포인트 차로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이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46%, 트럼프가 43%로 차이가 3%포인트에 불과하다.

반면 샌더스 의원과 트럼프의 가상대결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54%로 39%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샌더스 의원과 트럼프가 11월 대선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클린턴 전 장관이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위한 대의원 '매직넘버'인 2천383명 불과 80명만 남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선 본선전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샌더스 지지층의 표심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정치와 정책 성향 면에서 보면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상당 비율은 트럼프보다는 클린턴 전 장관에 가깝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들보다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더욱 진보적이다.

NBC방송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이번 조사에서는 대선 본선전이 본격화하면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70%가량이 '힐러리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격차는 3%에서 8%포인트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최근의 CBS방송과 뉴욕타임스 공동 여론조사를 분석했더니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6%에서 9%포인트로 역시 커졌다.

또 트럼프가 힐러리를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폭스뉴스의 여론조사 결과도 같은 방식을 대입해보면 45%대 45% 동률로 나왔다.

이러한 조사는 물론 이론적이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가 클린턴 전 장관을 얼마나 지지할지는 변수가 너무 많아 현재로써는 예측이 힘들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일부가 트럼프 지지로 갈 가능성도 있다.

올해 1∼4월 NBC방송과 WSJ의 여론조사에선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단 6%만 트럼프를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트럼프를 비호감으로 여긴 비율은 90%에 이르렀다.

트럼프와 클린턴 전 장관의 양자 대결이 펼쳐지면 샌더스 의원 지지자 가운데 10%는 상대 정당 후보인 트럼프를 찍겠다고 답했다.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 비율은 81%로 나타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트럼프 비호감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달 조사에선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유권자 가운데 66%가 본선에서 클린턴에게, 17%는 트럼프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응답했다. 두 후보 모두 지지하지 않는다, 제3의 후보를 찍겠다, 아직 확실하지 않다 등을 고른 비율도 17%나 됐다.

트럼프 측도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과 클린턴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샌더스 지지자를 상당 부분 자신들이 흡수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샌더스 지지자의 40% 가까이가 나를 지지한다고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WSJ은 그러나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의 반(反) 클린턴 전선이 공고해지고 있지만 "샌더스가 트럼프에 대한 강한 반감을 품은 상태라 트럼프가 샌더스 지지자들의 표심을 끌어모으려면 엄청난 장애물을 마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확실한 점은 샌더스 의원이 남은 경선에서 이기든 지든, 그는 클린턴 전 장관과 민주당의 큰 양보를 얻어낼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이라며 "클린턴 전 장관에게 샌더스 지지층은 백악관 입성의 중요한 열쇠"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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