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5년, 유럽차 득세…국산차 수출은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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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발효5년, 유럽차 득세…국산차 수출은 주춤
  • 황명환 기자
  • 승인 2016.07.0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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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EU 수출 4년전보다 53% 증가…유럽차 수입은 206%↑
현지생산 국내업체, 관세인하 효과 작아…부품 수출은 탄력

[코리아포스트 황명환 기자]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5주년을 맞은 가운데 자동차 산업에서는 국내 완성차업체보다 유럽 업체들이 더 많은 실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관세인하 효과에 따른 판매 증가세가 크지 않았지만, 유럽산 수입차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혔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체의 EU 수출은 2010년 29만8천263대에서 2015년 38만3천698대로 28.6%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누린 혜택에 비하면 크지 않았다.

관세율 인하와 다양한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유럽산 수입차 등록(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은 2010년 5만9천242대에서 2015년 19만7천396대로 233.2% 증가했다.

수입차의 국가별 시장 점유율도 2010년 유럽 65.4%, 일본 26.4%, 미국 8.2%에서 2015년 유럽 80.9%, 일본 11.9%, 미국 7.2%로 변동하는 등 유럽차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EU 집행위원회도 지난달 30일 유럽의회와 EU 정상회의에 제출한 '한-EU FTA 이행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EU 집행위는 FTA 발효 직전 1년(2010년 7월∼2011년 6월)의 한국과 EU 간 자동차 교역을 발효 4년 차(2014년 7월∼2015년 6월)와 비교했다.

보고서는 EU 국가의 자동차 수출 금액이 20억 유로(7만4천600대)에서 61억 유로(21만900대)로 206%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이 EU로 수출한 자동차 금액은 26억 유로에서 40억 유로로 53% 증가하는데 그쳤다. 판매 대수는 30만대에서 33만9천대로 13% 늘었다. 수출 증가는 모두 FTA 발효 첫해에 이뤄졌고 2∼4년차에는 정체됐다.

타이어와 엔진 등 자동차 부품 교역에서는 반대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EU의 자동차 부품 수출이 FTA 발효 4년차에 12억 유로로 FTA 직전 연도에 비해 18%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은 30억 유로로 집계됐다. 이는 FTA 발효 직전 연도의 22억 유로보다 36% 증가한 수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 '한·EU FTA와 브렉시트'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렸다.

연구원은 한국의 EU 자동차 수출이 FTA 발효 2년차에 0.2%, 3년차 0.9%, 4년차 -0.3%로 정체기를 겪다가 5년차(2015년 7월∼2016년 5월)에 들어서야 1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2년차 -3.5%, 3년차 6.3%, 4년차 22.1%, 5년차 25.7% 등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EU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은 5년간 연평균 33.6% 늘었다. 자동차 부품 수입은 5년간 연평균 1.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주력 모델을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등 국내 업체는 이미 현지생산 체계를 갖춰 관세율 인하 효과가 작기 때문이다.

특히 1천500cc 이하 소형차와 하이브리드 차량마저 지난 1일부터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유럽산 소형차 판매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FTA로 국내 자동차 수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유럽 업체들과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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