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실습생 '욕받이' 부서로 몰아 자살시킨 'LG유플러스'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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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실습생 '욕받이' 부서로 몰아 자살시킨 'LG유플러스' 논란 증폭
  • 김광수 기자
  • 승인 2017.03.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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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광수 기자] LG유플러스고객센터(LB휴넷)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5일 LGU+ 현장실습생 공동대책위원회와 공동기자회견을 개최, LG유플러스의 해명에 반박을 하고 나선 것. 

지난 1월 23일 전라북도 전주 아중저수지에서 홍모양(19)의 자살한 사채가 발견됐다. 홍모양이 최근 학교에서 LG유플러스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실습을 나갔으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을지로위원회는 "고인의 죽음에 업무스트레스가 있다고 본다"며 "고인은 지난해 9월 입사, 한 달 간 교육을 받은 뒤 ‘해지방어’ 부서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서는 마음 떠난 고객을 되돌리는 업무를 맡고 있는 곳으로 콜센터 노동자들이 ‘욕받이’ 부서로 부르고 있다. 홍모양은 LG유플러스의 상품 영업업무가지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유플러스 불법행위 도마…직업훈력촉진법 위반 의혹 제기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매일, 매월 내려오는 공지와 LG유플러스의 정책에 따라 고인은 실적압박을 당했고 평가를 당하며 일했다"며 "실제 고인이 생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남긴 증언과 메시지는 고인이 극심한 감정노동과 과도한 실적압박에 시달려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홍모양의 현장실습과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러 불법행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2일 LG유플러스고객센터와 홍모양이 맺은 최초로 사인한 현장실습표준협약에는 회사가 하루 7시간 기준 160만5천원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회사는 현장실습을 시작하는 당일인 9월 8일 하루 8시간 근무에 월 113만 5천원의 기본급을 지급한다는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다. 이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시간외수당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것이 을지로 위원회의 지적이다.

또 LG유플러스와 LB휴넷이 고3 학생에게 성인과 동일한 실적을 적용하고 실적스트레스와 불법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 

이와 함께 홍모양은 퇴근시간인 6시 이후에도 실적 좋은 상담사의 녹음파일을 들으며 ‘나머지 공부’를 하고 ‘콜수’를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실제 받은 월급은 120~130만원에 불과했다.

백여만원 남짓의 기본급은 해지방어 실적급과 상품판매 실적급을 합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품판매 실적급이 제대로 지급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LB휴넷의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회사는 노동자가 1월에 영업해 올린 인센티브를 2월분 월급날(3월 10일)에 지급하는데, 회사는 인센티브를 급여산정기간(2월1~28일) 내 재직자에 한해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모양은 자살 직전 유족과 친구들에게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을지로 위원회는 홍모양이 ▲아빠, 나 콜 수 못 채웠어 ▲아… 내일 또 회사에 가야 하는 구나 ▲나 죽으려고 등의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를 남겼다고 전했다. 

◆ 노동자는 소모품 취급…홍모양 입사동기 33명 중 10명만 남아   
 
LG유플러스로부터 고객센터 운영을 맡은 'LB휴넷'의 관리부실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LB휴넷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씨의 친손자이자 구본무 현 LG 회장의 사촌인 구본완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LB휴넷은 LG유플러스를 통해서 연간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다. 전형적인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다. 

을지로 위원회는 "총수일가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기업이 노동자들은 소모되고 버리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어 "2주마다 사람을 뽑아야 할 정도로 노동자를 일회용품처럼 취급하는 회사"라면서 "이번에 고인과 함께 입사한 실습생 33명 중 10명만이 회사에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최근 기자회견을 개최, LG유플러스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취한 것이 논란은 더욱 증폭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LG유플러스의 문제가 아닌 LB휴넷의 문제"라며 "해당 회사는 관계사도 아닌 하청업체일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0월 LG유플러스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실적압박, 감정노동, 노동착취 등으로 자살했던 사건을 감안할 때 이같은 태도는 책임회피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즉 2년 사이 두명의 노동자들이 자살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방치했다는 것.

특히 해당 하청업체 대표가 LG그룹 총수일가라는 점에서 비난의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도 "고인의 죽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회사는 기자들을 불러 모아 회사는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발표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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