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문화계도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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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문화계도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대응해야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7.03.15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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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1차산업혁명은 석탄 에너지를 이용한 증기기관과 인쇄술이라는 정보기술을 이용한 기계적 혁명이었다.

증기기관을 통해 인류는 자연의 힘에서 기계의 힘을 이용한 생활로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말 한 마리의 힘에 의존했지만, 기계는 1천 마력 1만 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기차와 자동차는 수 많은 사람을 더 넓은 곳으로 더 빠르게 이동시켜 주었고, 출퇴근거리와 남녀의 데이트거리를 바꾸어놓았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산업의 혁명으로 끝나지 않고 인류의 일상과 사랑 예술문화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기를 이용한 2차산업혁명, 컴퓨터를 이용한 3차산업혁명에 이어 최근에는 융합을 키워드로 내세운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1차산업혁명이 직업과 의식주를 혁신시킨 것처럼 제4차산업혁명도 직업과 의식주, 예술문화를 모두 혁신시킬 것이다.

인류가 담당했던 수 십 만 종류의 직업을 AI가 탑재된 로봇이 담당할 것이므로 인류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

자동차 가 수레를 끌던 말들을 실업자로 만들고 거리와 시간에 대한 개념을 바꾼 것처럼, 인공지능 탑재 로봇의 증가는 또 한번 거리와 시간에 관련된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자율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매일 두 시간을 출퇴근 운전시간으로 소비했다. 운전하는 동안 시선을 단 10초라도 뒤나 왼쪽으로 향한 채 운전하는 사람은 없다.

그 10초 안에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운전하는 두 시간 동안 사람들의 주목(attention)은 도로 위 아스팔트에 고정되어 있다.

아무런 생산도 할 수 없이 그저 운전만 하면서 소비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자율차가 보급된다면 출퇴근 두 시간 동안 운전을 안 해도 된다.

자율차가 운전하는 두 시간 동안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부족한 잠을 자거나, 신문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저녁 반찬거리를 쇼핑할 것이다.

차에 탄 두 남녀의 연애방식도 바뀔 것이다. 지난 십 년 동안 쇼핑, 영화, 데이트문화가 혁명적으로 변화한 것처럼, 근시일에 백화점과 영화관 데이트 문화는 또 다시 변화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이 산업의 혁명인 동시에 문화혁명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음악과 미술, 사진등이 IT와 융합되면서 관련 산업은 물론 이들 문화를 생산 소비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200년 전만 해도 교향곡은 귀족과 왕족만 소유하던 문화에 속했다. 아악인 ‘수제천’이나 베에토벤의 ‘합창교향곡’은 지방에서는 천 년이 지나도 들을 수 없는 노래다.

프랑스 지방이나 한국의 지방에는 수 백 명의 교향악단이 없기 때문이다. 교향악단은 런던, 파리에나 있는 것이고 귀족이나 왕족만이 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궁중아악은 아악단이 있는 한성의 귀족과 왕족이나 감상할 수 있던 음악이지 공주, 부산, 춘천의 일반 백성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었다. 이처럼 귀족과 왕족의 소유였던 음악은 1877년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고 보급하면서 일반인도 소유할 수 있는 문화로 바뀐다.

일반인도 돈을 내면 합창 교향곡이 녹음된 음반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고, 프랑스 산골지방이나 공주 춘천과 같은 한국의 지방도시에서도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100년 넘게 음악은 소유경제에 속했다. 음악을 감상하려면 LP, CD, 테이프가 있어야 했다. 돈이 많은 사람은 CD를 수 천장 살 수 있었고, 돈이 없는 사람은 한 두장의 CD를 살 수 있었는데, 재력에 따라서 소유할 수 있는 노래의 수가 제한되었고 감상할 수 있는 노래의 영역이 제한되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돈 많은 사람이 음악을 더 많이 소유하고 감상 소비할 수 있는 시대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은 누구도 LP판이나 CD, 테이프를 소유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전세계 수 백만 곡의 노래를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

멜론, 네이버뮤직, 아이튠즈, 벅스 등에서 한 달에 몇 천원만 내면 전세계 대부분의 노래를 스트리밍이나 내려받기 형태로 무제한 감상이 가능하다.

전세계 모든 노래를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소유문화에서 공유문화로 변화는 IT와 음악이 결합되면서 일어난 음악문화의 혁신적인 변화 사례다.

수 십년 전 팝스타의 공연장면은 유튜브를 통해서 무료로 감상이 가능하다. 20년 전에는 수 천 억 원을 들여 방송국을 세워야만 전국의 시청자에게 방송을 내보낼 수 있지만, 유튜브나 아프리카TV를 통해 이제는 누구나 무료로 수 천 만 명에게 방송을 송출할 수 있다.

방송국의 개인화라는 문화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36장 짜리 필름을 사고, 장 당 100원에 인화한 다음에 앨범에 보관해서 자기 집에 고이 보관해두던 사진은 소유문화에 속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무료로 촬영하고 온라인에 올려서 친구들과 함께 댓글을 다는 공유문화로 바뀌었다.

우리는 방송 사진 음악문화의 엄청난 변화가 2000년 이후 불과 10년만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계에서 제4차산업혁명에 대해 빠르게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는 변화의 속도 때문이다.

제4차산업혁명이 시작되는 향후 10년 동안 문화계 역시 혁명적인 변화를 다시 겪을 것이다. 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관련 문화를 더 융성시킬 것인지, 뒤따라가지 못해 도태될 것인지 여부는 제4차산업혁명을 바라보는 자세의 차이에서 결정날 것이다.

글쓴이: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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