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수교 40주년 맞은 아프리카 수단에 한류 바람 '솔솔'
상태바
한국과 수교 40주년 맞은 아프리카 수단에 한류 바람 '솔솔'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7.03.16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올해로 한국과 공식적으로 대사급 수교를 맺은지 40년이 된 아프리카 수단에 한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후 수단 수도 카르툼 시내의 주수단 한국대사관에서 기자와 만난 한류팬 청년 5명은 수단 카르툼을 중심으로 한 주요 도시에서 한국 대중 문화와 전통 문화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수단 내 한류팬 최소 100명이 정보를 공유하는 한류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유튜브와 한국 TV채널을 통해 한국의 대중 문화를 접해 왔으며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관련 정보를 전파하고 있다.

한국대사관 주최로 공식 문화 행사가 열릴 때면 자발적으로 한복을 차려 입고 한국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펼쳐 보였다. 지난해 10월 문화 행사 당시 150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기도 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여기에 이들은 올해 한국-수단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한국대사관측과 '한국의 날'(Korean day)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실제 이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2010년대 들어 한국 드라마 '꽃보다 남자', '추노' 등이 현지에서 주목을 끌고 케이팝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가방에 소형 태극기 액세서리를 걸고 나타난 이슬람 이브라힘(24.여)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중 문화는 아랍권의 대중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며 "과거엔 터키와 이집트의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들었지만 지금은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즐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1년째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이브라힘은 "한국 배우들은 연기력과 감정 표현력이 뛰어나다"며 "드라마와 케이팝을 계기로 한국 역사와 전통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브라힘과 함께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여대생 도하 모함마드(21)는 "한국의 드라마와 노래를 접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그 옆에 앉아 있던 의료계 종사자 왈라 오마르(31)가 나서 "한국의 청년들이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가 수단과 비슷하다"고 전제한 뒤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와 노랫말은 우리에게 정말 새롭게 다가온다. 그로 인해 정말로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수단 사회의 보수적인 사회 환경 속에서 한국의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대중 문화가 현지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수단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는 몰하마 무하마드(19.여)는 한국의 전통 문화에 흠뻑 빠진 경우다.

▲ 사진=15일 수단 수도 카르툼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만난 한류팬들. 왼쪽부터 이슬람 이브라힘(24)과 도하 모함마드(21), 갓산 하킴(18). 이들은 아랍권의 대중문화와 비교해 한국의 드라마와 노래는 "감성적이어서 느낌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제공)

3년째 한국어를 익히는 중이라는 무하마드는 "우연히 한국의 판소리를 접하고 그 소리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즉석으로 '홀로 아리랑'을 매끄럽게 부르기도 했다.

무하마드는 자신의 꿈이 "국악 소녀가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수단 사람들에게 한국을 더 잘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수단 청년 다섯명 중 유일한 남자 청년인 갓산 하킴(18)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져 한국을 직접 찾아가 문화와 자연을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슈퍼주니어, 방탄소년단과 같은 스타들의 공연을 본다면 정말 꿈만 같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수단 한국대사관은 4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기획하거나 준비 중이다. 오는 5월에는 수단의 전통문화 공연단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또 올해 가을 예산만 확보되면 한국의 공연단을 수단에 초청할 계획이다. 동시에 한국 영화제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

이기석 주수단 한국 대사는 "한국과 수단과의 좋은 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문화 홍보 행사를 기획, 준비하고 있다"며 "아울러 올해 중으로 수단에 한국의 지원을 받은 농업기술훈련원이 개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단에서는 한국산 가전 제품과 휴대전화 등의 인기도 높은 편이다. 수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가전시장에서 70~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차량 시장 점유율도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조일규 코트라 카르툼무역관장은 "수단 시장에서 한국의 휴대전화와 백색 가전은 종합적으로 봤을 때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977년 4월 주수단 대사관을 개설했다. 이후 대우가 1970년대 수단에서 도로건설과 직물, 타이어생산, 호텔 경영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수단에는 현재 지상사와 교민 등 한국인 4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