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사라진 중동특수…해외건설로 번 돈 11년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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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사라진 중동특수…해외건설로 번 돈 11년만에 최소
  • 이진욱 기자
  • 승인 2018.01.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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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글판 이진욱 기자] 유가 하락으로 중동 특수가 실종하며 해외 건설 수입이 11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제수지상 건설수입은 83억5천600만 달러(작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 기준 약 9조4천459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5%(16억4천900만 달러) 감소했다. 한화 기준으로 1조8천645억원 줄어든 셈이다.

1∼11월 기준으로 건설수입은 2006년 62억1천4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었다.

건설수입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공사의 진척 정도(건설기성)에 따라 받는 돈을 의미한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때에는 건설수입은 부쩍 늘었다.

건설수입(이하 1∼11월 기준)은 2013년 180억4천700만 달러까지 찍었다. 당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105달러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7달러이던 이듬해에는 건설수입이 171억600만 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해 하반기부터 유가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건설수입 규모도 줄었다.

건설수입은 2015년 106억8천600만 달러로 급감하더니 2016년에는 100억500만 달러로 다시 규모를 줄였다.

▲ 사진=LS홍치전선 공장 내 초고압 케이블을 옮기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은 2015년 배럴당 51달러, 2016년 41달러로 뚝뚝 떨어졌다.

건설수입이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은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서 중동 산유국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커서다.

오일 머니가 줄어들자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큰 손'들이 대형 인프라 공사 발주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281억9천231만1천 달러로 2006년(164억6천816만4천 달러) 이후 최소였다.

지난해 1∼11월 해외건설 수주액도 226억2천25만4천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사업 특성상 건설사들이 수주를 따내고서 2∼3년에 걸쳐 건설수입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수입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인다고 해도 건설수입이 바로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에서 건설 수주가 최근 2∼3년간 좋지 않았다"며 "그 영향이 계속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건설수지가 한꺼번에 좋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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