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피터조 기자]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이유로 군사 공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짙어지면서 11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유가가 4% 가까이 치솟고 알루미늄 값도 폭등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의 6월물 가격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71.34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것이자 전날보다 배럴당 3.9% 오른 것이다.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도 71달러를 웃도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도 이날 오전 4시 15분 배럴당 65.86달러까지 치솟아 전날보다 3.8% 뛰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이후 2주 만의 최고치이다.
이같은 급등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시리아를 상대로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도 시리아 지원 의혹을 들어 추가 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원자재 시장에서는 알루미늄 가격도 치솟고 있다.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 대기업인 루살(Rusal)이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서 거래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10일 t당 2천201달러에 거래를 마쳐 2.9% 뛰었다.
미국이 러시아 추가 제재를 발표한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최근 닷새 동안에는 11% 뛰어오른 것이어서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특히 루살이 미국의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사이 미국,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미국 알코아(Alcoa), 센추리알루미늄(Century Aluminum)은 지난달 29일부터 주가가 각각 17% 뛰어올랐다.
세계 알루미늄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도 주요 생산 업체인 훙차오(宏橋)그룹의 주가가 이번주 들어 7%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루살을 포함한 러시아 기업들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스위스 원자재 거래 업체인 글렌코어(Glencore)의 최고경영자인 이반 글라젠베르크는 루살 이사회에서 최근 물러났으며,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기업인 올레그 데리파스카의 에너지 업체 EN+에서도 외국인 이사 2명이 각각 지난 6일, 9일 사퇴한 바 있다.
루살은 10일 글렌코어, 리오틴토 등 고객사로부터 줄줄이 구매 계약 재검토 통보를 받기도 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오는 17일부터 루살의 알루미늄 거래를 보류하기로 했으며, 이는 일부 투자자의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