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 판매 유럽 ELF·ELT 복구 희망 없는 대규모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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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하나 판매 유럽 ELF·ELT 복구 희망 없는 대규모 손실
  • 박영심 기자
  • 승인 2020.11.0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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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3년전 사모형태 판매
하나은행, 공모로 판매
반등 가능성도 극히 낮아
은행권에서 판매된 유럽 은행주 투자상품이 폭락하고 있다. (출처 : 헤럴드경제)
은행권에서 판매된 유럽 은행주 투자상품이 폭락하고 있다. (출처 : 헤럴드경제)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박영심 기자] 은행권에서 판매된 유럽 은행주 투자상품의 원금이 반토막 나게 됐다. 3년여 전 상품 판매 이후 유럽 은행 주가가 줄곧 내리막을 걸으면서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의 절반 아래로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같은 업종을 영위하는 만큼 국내 은행이 다른 나라 은행 사정도 잘 알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보유 중인 유로스톡스뱅크스(Euro Stoxx Banks) 주가연계증권(ELS) 잔액 중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18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은행들은 해당 ELS를 사모 및 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을 판매했다. KB국민은행은 사모형태로 ELF를 판매했고 하나은행은 공모형태로 ELF, ELT를판매했다.

KB국민은행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은 120억원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도래하는 액수는 1650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300억원대다. 하나은행은 내년 4월까지 만기가 매월 흩어져 있다. 신한은행은 만기도래 상품이 없다고 밝혔고, 우리은행은 취급 하지 않았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은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뱅크스는 2017년 기초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금융사들이 판매했던 상품이다. 유로스톡스50지수보다 범용성이 높진 않지만 연 7% 안팎의 기대 수익으로 인해 금융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만큼 기대 수익도 큰 데다 우량한 은행주여서 당시 각사 상품담당자들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품 설정 이후 지수는 줄곧 하향세엿다. 2017년 말~2018년 1월 130~140선에서 움직이던 지수는 2018년 말 80선까지 급락했다. 2019년에도 지수는 회복을 크게 하지 못한 채 80~90선에서 움직이며 2017년 말보다 30~40% 하락한 수준에서 머물렀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은행 경영이 더 어려워지면서 지수는 50선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최근 3년간 지수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으니 투자자들은 조기상환도 하지 못했다. 현재 투자자들의 손실률은 55% 안팎으로 알려졌다. 보통 ELS는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기준이 최초 대비 지수가 35~50%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6회차 시점에 급반등 덕에 아슬하게 상환된 사례가 있기는 있다”면서도 “현재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나 유럽 은행들의 재정 상황 등을 봤을 때 단기간에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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