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입은 아시아…올해에도 수출 호조세 이어진다
상태바
'코로나 특수' 입은 아시아…올해에도 수출 호조세 이어진다
  • 김진수기자
  • 승인 2021.01.02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조업 주력 아시아에 호재…"반도체 호황 올해에도 계속"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진수기자] 2020년은 중국이 세계무역에서 승기를 잡은 해였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코로나발(發) 충격으로 휘청일 때 중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의 영향이 관광·외식 등 서비스업 부문에 주로 집중되고 제조업 부문은 교묘히 비껴나갔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에서 급격하게 빠져나간 소비자 지출은 각종 전자·IT 제품 구매로 쏠렸다.

아시아의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와 대만 등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untact)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아시아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신 보급에 따라 전 세계 경제활동이 서서히 정상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관광·외식 등 서비스 부문에 다시 돈을 쓰기 시작하겠지만, 올해에는 기존의 언택트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출처=뉴스1
출처=뉴스1

2일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GDP)이 지난해의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인 7.9%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중국 경제가 최근 몇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을 덧붙였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도 중국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을 종전의 7.7%에서 8.0%로 상향 조정했다.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중국의 경제가 올해 들어선 내수에 힘입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3차 대유행에 따른 내수 침체를 겪고 있지만 수출만큼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경기 반등을 이뤄낸 이후 4분기 들어 수출 위주의 회복세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피치는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는데도 수출이 계속해서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전자제품 등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서비스 교역이 약세를 나타내고 상품 교역은 강세를 나타내는 세계 무역의 전반적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해 세계 무역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상품 거래는 5.4%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원인을 두고 △경기 침체가 서비스 부문에 집중됐으며 △중국의 인프라 주도 경기 회복으로 상품 수요가 증가했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전자제품 등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브리엘라 디킨스(Gabriella Dickens) 이코노미스트는 "재택 근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기기, 전자제품 등에 대한 강한 수요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중국의 수출이 반등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 지역도 의료장비나 전자제품 수출로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다수의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언택트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올해에도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면서 우리나라 주력인 D램 등의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비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랐으며, 상향 조정된 계약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에는 백신 공급으로 인해 그간의 언택트 특수가 점차 빛을 잃고, 붕괴되다시피했던 관광 등 서비스 부문의 반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킨스 이코노미스트는 "효과적인 백신의 출현으로 인해 전 세계 상품거래에 강력한 수요가 발생하는데다, 석유 수요 증가로 상품 거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 세계적 봉쇄 조치가 축소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이러한 추세가 서서히 잦아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