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지배구조…호텔롯데 지주회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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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배구조…호텔롯데 지주회사 유력
  • 윤경숙 기자
  • 승인 2015.08.1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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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윤경숙 기자]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호텔롯데가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되거나 롯데쇼핑[023530]과 롯데제과[004990]까지 합친 형태의 지주회사 체제가 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와 중장기적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호텔롯데의 상장과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복잡하게 얽힌 이슈를 해결하고, 승계문제까지 마무리 짓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궁극적으로 호텔롯데 단독, 또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연계한 지주회사 체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롯데제과가 인적분할을 해 계열사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끼리 합병을 하면 순수 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며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만 분할해 롯데호텔과 합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주회사 LG도 LG전자와 LG화학이 인적분할해 탄생한 투자부문 회사끼리 합병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김동양 연구원은 또 "호텔롯데의 상장은 이르면 내년으로 전망된다"며 "신주발행 규모와 일본계 지분 축소 등의 구주매출 여부가 방향성의 가늠쇠"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롯데 단독으로 지주회사가 된다면 지배구조 최상단과 대주주 일가의 간접지분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회사 최소 지분 확보 비용이 발생한다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예상 비용은 롯데쇼핑 8천억원, 롯데케미칼 5천억원, 롯데제과 5천억원, 롯데칠성 4천억원 등이다.  반면 대주주 일가와 롯데장학재단 지배지분이 높고, 다수 계열사에 대한 보유 지분율이 높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활용한다면 3개사 각각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간 합병이 이뤄져야 하는데 과정은 복잡하지만, 비용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큰 축은 실질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와 함께 호텔롯데 및 2세들이 지배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동시에 주요 회사들을 거느린 형태로 이뤄졌다"며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유력 시나리오는 호텔롯데를 상장하고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 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이다.  이상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로서의 위치와 자회사 가치가 부각돼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 가능성 등으로 수혜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973년 설립된 호텔롯데는 호텔사업을 기반으로 시내와 공항 면세점, 잠실 롯데 월드 어드벤처, 골프장, 아쿠아리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흡수 합병해 리조트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작년 기준 각 분야의 매출 비중은 면세점 83.7%, 호텔 10.4%, 월드사업부 4.9%, 리조트 0.5%, 골프 0.3% 등이다. 호텔롯데는 자산가치 측면에선 5조원을 웃도는 보유 계열사 주식 외에도 6조2천억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떼어내는 금산분리 문제가 남는다.  김동양 연구원은 "대주주 일가 내 지분 갈등 가능성을 빼고라도 계열사 간 복합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금융계열사 처분)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라며 "기업간 주식교환 시 과세이연 이외에도 중간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금산분리를 위해선 금융 계열사 지분을 지주회사 밖으로 내다 팔거나 대주주가 사들이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 경우 롯데호텔을 옥상옥으로 두고 지주회사를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만으로 만들 수 있으나,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안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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