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뉴스]스페인, 산체스 총리 재신임으로 새로운 연립정부 출범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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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뉴스]스페인, 산체스 총리 재신임으로 새로운 연립정부 출범 착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23.11.24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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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노동당은 수마르와 함께 연립정부 출범에 나설 예정
노동자 권익 향상, 기업 대상 세입 확대, 친환경 정책 강화 등 예상

 

◆ 페드로 산체스 총리 재신임 성공

2023년 7월 23일 총선이 실시된 지 약 4개월 만에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노동당(PSOE) 대표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 대행이 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11월 16일 스페인 하원에서 열린 총리 인준안은 찬성 179표, 반대 171표로 통과돼 산체스 총리는 11월 17일 펠리페 6세 국왕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극좌파 성향의 정당인 수마르와 함께 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총선에서 어떠한 정당도 뚜렷한 승리를 차지하지 못해 당초부터 현지 전문가들은 신정부 출범이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제1야당이자 중도우파 성향인 국민당(PP)은 가장 많은 의석인 136석을 확보해 우선적으로 정부를 구성할 기회를 얻었으나 국민당 페이호 대표에 대한 총리 인준 투표에서 복스(극우, 33석), 카나리아연합(중도우파, 1석), 나바라연합당(중도우파, 1석)의 지지를 얻는 데에 그쳐 찬성 172표, 반대 177표로 총리 신임에 실패한 바 있다.

사회노동당이 확보한 의석 수는 122석으로 국민당보다 뒤처졌으나 수마르 외에 총 6개의 지역정당의 지지를 받아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해당 지역정당들은 대부분 지역분리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며 사회노동당은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 각 정당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특히, 이번에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카탈루냐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일괄 사면이다. 2017년 당시 스페인 중앙정부의 중지 명령에도 카탈루냐 주정부는 분리 독립에 대한 주민투표를 강행했으며 이를 주도한 3000여 명의 분리주의자들이 기소된 바 있다. 산체스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카탈루냐공화당과 카탈루냐연대당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기소된 분리주의자들을 사면하는 법령 제정을 약속했으며, 이는 우파 진영에서의 큰 반발로 이어져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그 외에 바스크정치연합(EH Bildu), 바스크민족주의당(PNV), 갈리시아민족주의당(BNG), 카나리아연합(CC) 등과 같은 지역정당도 모두 자신들의 지역에 대한 경제적 특혜 등을 요구해 향후 신정부는 해당 지역정당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 총리대행에 대한 총리 인준안 투표 결과 (자료: 현지 언론 종합 및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조사)
산체스 총리대행에 대한 총리 인준안 투표 결과 (자료: 현지 언론 종합 및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조사)

◆ 향후 신정부에서 추진할 경제 관련 정책

이번 총선에서 기존 여당인 사회노동당이 집권을 이어가게 돼 스페인의 국가 단위의 경제정책은 대체적으로 그간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회노동당은 10월 23일 연립정당을 함께 주도할 수마르와의 협정을 체결해 경제 정책 수립에 있어 극좌파 성향의 수마르 당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노동당과 수마르 당이 체결한 협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법정근로시간 축소로, 기존 주당 40시간을 2024년 38.5시간, 2025년 37.5시간으로 하향조정하고자 한다. 또한, 노동자의 쉬운 해고를 방지하며 최저임금이 평균 임금 수준의 60%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법령을 제정할 방침이다. 또한, 국민연금 지급 산정을 물가 상승률에 연동하며 국민연금 최저 지급액을 유럽 평균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자 한다. 그 밖에, 공공분양주택 비중을 전체 주택의 20%까지 늘리며 주택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조세 정책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개인소득세에 대한 과세 항목이나 세율 구간 등에 대한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근로에 대한 과세는 줄이고 자산에 대한 과세는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인세를 통한 국세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은행과 에너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이성학 KOTRA 마드리드무역관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들은 금년 총선에서 우파와 좌파가 첨예하게 대립해 신정부 출범에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견했으며, 최악의 경우 2024년 1월에 총선 재투표 실시 가능성까지 거론했으나 산체스 총리가 극적으로 재신임에 성공하며 수마르와 함께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노동당과 수마르의 합산 하원 의석 수는 여전히 152개로 절대과반(176석)을 위해선 24석을 필요로 하며, 이는 사회노동당이 향후 하원에서 입법을 추진할 시 수마르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4개의 지역정당(카탈루냐 정당 2개, 바스크 정당 2개)의 지지를 얻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각 정당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정책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감안할 시 여당인 사회노동당은 입법 활동을 통한 정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성학 KOTRA 마드리드무역관은 "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페인 정부의 경제 정책은 전 정부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 다만, 사회노동당과 수마르의 협정에서 기업들에 대한 세수 확대, 노동자 권익 보호 강화 등을 시사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은 우리 기업들이 스페인 시장 진출 시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친환경 정책은 현재 기조를 이어가거나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성 제고, 자가발전, 전기자동차 등과 같은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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