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시장분석]프랑스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은 블랙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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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시장분석]프랑스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 잡은 블랙 프라이데이
  • 유정인 기자
  • 승인 2023.12.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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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쇼핑 기간으로 젊은 층 중심으로 소비활동 증대
에어 프라이어 등 이커머스를 통한 소형 가전제품 구매 증가

미국의 추수감사절 직후 금요일에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는 본래 프랑스에는 없던 문화다.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것은 10여 년 전,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을 통해서였다.

프랑스 경제전문지 레제코에 따르면, 이 시기 아마존 플랫폼은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 때만 해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행사는 이후 조금씩 오프라인으로 번져갔다. 또한, 초반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만 진행되던 행사가 주말 전체로 연장됐다가 현재는 블랙 프라이데이 1주 전까지 확장됐으며, 일부업체는 11월 한달 내내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9일 KOTRA 곽미성 파리무역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에게 블랙 프라이데이는 크리스마스 선물 쇼핑을 저렴하게 할 기회로 자리 잡았다.

또한, 연령대별로 보면, 젊은 세대로 갈수록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을 본격 크리스마스 쇼핑 기간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tatista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2023년 18~24세가 68%, 25~34세의 58%가 크리스마스 쇼핑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그 이후 연령대는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크리스마스 쇼핑을 계획했다고 답한 연령대별 프랑스 소비자 비율(자료: Statista)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크리스마스 쇼핑을 계획했다고 답한 연령대별 프랑스 소비자 비율(자료: Statista)

한편, 조사업체 PwC가 유럽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평균적으로 259유로를 블랙 프라이데이 예산으로 측정하고 71%가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계획을 사전에 세우고 있으며, 43%가 크리스마스 쇼핑을 이 기간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3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쇼핑할 계획이라고 밝힌 프랑스인은 71%로 전년 70%보다 소폭 증가했고 쇼핑을 계획하고 있는 품목으로는 의류(39%), 가전(28%), 아동 의류(22%) 순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쇼핑이 우세한 추세로, 독일의 응답자 76%, 이탈리아와 프랑스 응답자 65%가 온라인으로 쇼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프랑스 소비자의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구매 품목 계획 설문 (자료: Statista)
프랑스 소비자의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구매 품목 계획 설문 (자료: Statista)

◆ 한 해 최대 세일 기간, 2023년 온라인 구매 증가

2023년 11월 24일 주간에 전개된 프랑스 블랙 프라이데이가 매출 효과에서 성공적이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온라인 광고전문기업 Criteo의 분석에 따르면, 이 시기 프랑스의 인터넷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12.3% 증가했고 약 7200개의 브랜드와 유통업체에서 15억 건 이상의 거래를 기록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GfK의 발표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동안 가전제품에 7억5100만 유로를 지출했는데, 이는 평균 주간 매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는 전 주부터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1주 전에는 2주 전보다 47%가 증가한 4억5800만 유로의 매출이 발생했고 블랙 프라이데이 주에는 그 전 주 대비 64%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이 시기 전반적인 구매활동 면에서는 전년대비 부진한 실적이 기록됐는데,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계구매력 악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채널 측면에서 보면, 블랙 프라이데이의 가장 큰 효과는 역시 이커머스에서 나타났다. 2023년 3분기 말에는 가전제품 판매의 27%가 이커머스에서 이루어졌지만,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는 이커머스 비중이 41%까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채널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IT- 사무제품(매출의 50%, 전년대비 +1포인트)이며, 특히 소형 가전제품(매출의 40%, +4포인트) 품목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프랑스인의 온라인 지출 비중이 작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증가한 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내 온라인 매출 비중 (자료: GFK)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내 온라인 매출 비중 (자료: GFK)

◆ 가전, IT, 에어 프라이어 품목 특히 인기

2023년 프랑스 블랙 프라이데이 베스트셀러 품목 중 전년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품목은 튀김기로 총 191%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더불어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튀김기인 에어프라이어는 30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캠코더도 60%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공기 청정기와 제습기 등 공기 정화 제품도 31%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에어 프라이어의 경우, 프랑스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랑스 내 판매량이 2.5배 증가했으며 2023년 첫 7개월 동안 이미 작년 한 해의 판매량을 넘어선 35만8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에어 프라이어의 점유율은 전체 튀김기 판매량의 10%에 불과했지만, 현재 약 42%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미국, 유럽 주변국에 비해 프랑스의 에어 프라이어 인기가 뒤늦게 시작된 이유로 튀김류 핑거푸드가 비교적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현재의 인기요인으로는 에너지 절약 효과를 꼽고 있다. 전기, 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시기에 전기오븐에 비해 약 60%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예열이 필요 없어 오븐보다 경제적이라는 분석이다.

◆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장기화되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악화와 가계 구매력 감소로 프랑스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가격 경쟁력을 소비의 중요한 기준으로 여기고 있다. 당분간은 저가 브랜드와 하드 디스카운트 유통망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할인 이벤트 기간을 겨냥한 소비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시내에서 소매 잡화점을 운영하는 H씨는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의 목적은 물론 판매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이벤트를 통해서 트래픽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해 11월 말에 진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와 여름, 겨울 세일 기간 활성화되는 시장 분위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2024년 프랑스 겨울 세일은 1월 10일~2월 6일, 여름 세일은 6월 26일~7월 23일로 예정돼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는 과잉 공급과 과시적 소비를 부추긴다며, 보다 책임감 있는 소비를 장려하는 친환경 행보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명 ‘그린 프라이데이’ 운동으로, 프랑스 환경부 산하의 에너지환경청도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85%의 프랑스인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과소비를 부추기는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프랑스 생활수준 연구 기관의 조사 결과도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보이콧한다는 선언으로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의류소매업체 직원 J 씨는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값싼 의류제품의 대량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면서 친환경, 재활용 소재 사용 등 책임감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재 품목으로 프랑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고 차별화에 주력하는 것도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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