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외로움, AI ‘반려 로봇’ 미국에선 답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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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외로움, AI ‘반려 로봇’ 미국에선 답이 되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24.01.14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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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전 세계 반려 로봇 시장
1인 가구급증 ,돌봄 로봇까지
.정신 건강관리 넘어 ‘초고령화’ 시대

현대 사회가 직면한 '외로움'은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과도 같다. 2023년 5월, 미국 공중위생국장 비벡 머시(Vivek Murthy)는 외로움이 흡연과 비만만큼이나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라고 강조하며 이에 대한 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고통을 넘어서 심장병, 치매, 뇌졸중 등 신체적 질환의 위험을 높이며 우울증, 불안, 자살 등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고 한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연구는 외로움이 뇌졸중 위험을 32%, 심장병 위험을 29%, 치매 발병 가능성을 50%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이 단순한 기계적 존재를 넘어서 사람들의 외로움과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기반의 ‘반려 로봇(Companion Robot)’은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이들의 웰빙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적 진보로 여겨지며, 그 가능성에 주목받고 있다.

#이제 나 혼자 ‘반려 로봇(Companion Robot)’과 사는 시대?

15일  KOTRA 미국 디트로이트 송소영 무역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시대는 '반려 로봇'과 함께하는 삶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반려’라는 단어는 원래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동반자나 애완 동식물을 표현할 때 사용돼 왔다.

이제 이 단어는 기술의 진보를 반영하며 ‘반려 가전’을 넘어서 ‘반려 로봇’까지도 확장되고 있다. 반려 로봇은 인공지능, 센서 그리고 음성 및 시각 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의미있는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정서적 지원에서부터 교육, 치료, 일상적인 동반까지 반려 로봇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문제에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러한 '반려 로봇'의 등장과 기술적 진보는 현대 사회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이러한 기술적 해결책에 대한 수요를 크게 촉진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1인 가구 비율은 역대 최고인 29%에 도달했다. 1940년대 8%에 불과했던 이 비율은 1960년대와 1970년대 10%대로 그리고 1980년대에는 20%대로 상승했다.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추는 경향, 인구 고령화, 저출산율과 같은 현대 사회의 변화가 이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동향은 개인의 삶을 향상시키고 외로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반려 로봇의 역할을 더욱 강조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반려 로봇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 반려 로봇 시장 가치가 114억4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25.7%의 성장률로 566억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역동적인 시장 성장은 돌봄 인력 부족, 기술 발전, 1인 가구와 고령화 사회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현상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이는 반려 로봇 시장의 수요 증가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노인 돌봄의 새로운 패러다임, 반려 로봇 도입

미국 내 독거노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적 변화의 중요한 지표로, 이는 1인 가구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194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한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17.6%에서 22.7%로 늘어났다.

2022년에는 65세 이상 혼자 사는 인구가 1960년대 대비 약 3배 증가한 147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노인 인구의 약 28%를 차지하며 이 중 남성은 500만 명, 여성은 970만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인구 통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독거노인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문제 해결을 위한 반려 로봇 도입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주 고령화청(New York State Office For the Aging, NYSOFA)은 800대 이상의 '엘리큐(ElliQ)' 로봇을 구입해 독거노인 가구에 배포했다.

인튜에이션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가 개발한 엘리큐는 사용자와의 대화, 약 복용 알림 및 가족과의 전화 연결 등을 통해 일상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독거노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주 킹 카운티(King County)에서는 '퍼리 프렌즈(Furry Friends)' 프로그램을 통해 '실버 캣(Silver cats)'과 '프렉클드 퍼프(Freckled pups)'라는 로봇 반려동물을 독거노인 및 치매 환자에게 제공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을 완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뉴욕,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주에서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또한,  독거노인의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2023년 7월 미국 코넬, 듀크대학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연구진은 AI 반려 로봇이 외로움을 완화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 로봇들은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더 자연스러운 대화와 사회적 연결을 제공한다고 한다. 특히, 이 연구는 독거노인에게 중요한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반려 로봇의 잠재력을 강조한다.

#반려 로봇은 기본, 의료 서비스 더한 ‘돌봄 로봇’까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의 진입과 함께 심각한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Home Health Care News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약 1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65세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 중 약 70%가 장기간 돌봄과 지속적인 보건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 및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로봇'이 점점 더 중요한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의 반려 로봇은 건강 모니터링, 의료 상담, 약 복용 알림 및 응급 상황 시 의료진에게 경보를 보내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수집된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헬스케어 로봇 개발업체 필로헬스(Pillo Health)의 지능형 건강 관리 로봇 '필로(Pillo)'는 인공지능을 통한 사용자 얼굴 인식, 건강 정보 제공, 약물 관리 등을 수행한다. 이 로봇은 사용자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응급 상황에서 가족과 연결을 도와주며, 독립적인 생활 지원과 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한다. 이처럼 단순한 반려 역할을 넘어서 돌봄의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건강 관리 돌봄 로봇 시장 전망>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의 건강 관리 돌봄 로봇 시장은 2022년 약 15억 달러 규모로 평가됐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18.0%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러한 로봇들은 가정 기반 돌봄 산업뿐만 아니라 의료 시설에서도 활용되며 환자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 간호 업무 지원, 환자와의 소통 등을 통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딜리전트로보틱스(Diligent Robotics)의 Moxi는 병원에서 환자 용품과 약을 배달하고 혈액 샘플을 수거하는 등의 지원 업무에 활용되며,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벨기에의 조라봇(Zora Bots)이 개발한 Zora 또한 전 세계 의료 시설과 노인 보호 시설에서 물리 치료 수업 진행, 재활 운동 및 정서적 활동 지원 등을 통해 환자들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 한국의 한 스타트업 관련기관 함께 'AI 시니어 케어 서비스' 제공 선언

우리 삶에서 때때로 누군가의 격려와 응원이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따뜻한 응원의 말 한마디가 로봇에 의해 제공될 수도 있겠다. 로봇 기술이 우리 삶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며, 그 영역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이제 로봇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정서적 지원까지 제공하며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미국 공중위생국장 비벡 머시는 외로움을 "현대의 주요 공중 보건 위기 중 하나"로 규정했고 현재 미국 국민 절반 이상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이 두드러지며 이는 인지 기능 저하, 우울증, 심지어 심장병과 같은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연구들은 AI 기반의 반려 로봇이 외로움을 경험하는 개인들, 특히 독거노인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에서 무인도에 홀로 갇힌 주인공이 배구공 '윌슨'과 맺는 감정적 유대는 반려 로봇이 인간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서적 지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실에서 이러한 반려 로봇은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참여와 신뢰를 높인다. 이는 고립된 인구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며, 향후 로봇 기술의 발전과 시장 확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3월, AI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의 한 스타트업이 뉴욕주 고령화위원회, 고령화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과 정부, 정부와 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한 B2G2C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해당 기업은 통신 서비스 기업과 협업해 'AI 통합관제 플랫폼’을 개발해 사용자의 AI 스피커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 심리 상담 및 방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팬데믹 이후 시니어 케어 스타트업이 늘었지만 검증된 서비스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에서 4년간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제로 421명의 노인을 구조했다는 사실을 뉴욕주에서 높게 평가받았다"라고 밝혔다.

미국 자동화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A3(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의 한 관계자는 “로봇이 사회적 동반자(Social Companions)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반려 로봇 개발에 있어 사용자의 욕구 및 선호도와 경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2022년 10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공공의 권리 보호를 위해 자동화 시스템 설계 및 사용 원칙과 이를 위한 구체적 지침을 담은 'AI 권리장전 (AI Bill of Rights)'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에 대한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송소영 KOTRA 미국 디트로이트 무역관은 "한국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AI 관련 법적, 윤리적 측면과 규제 변화를 주의 깊게 주시해야 하며, 이러한 국제적 동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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