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곳곳서 위기 신호…성장률 하락 또 하락
상태바
세계경제 곳곳서 위기 신호…성장률 하락 또 하락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5.10.01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지난 3분기 중국발 쇼크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지표가 계속 악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1일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제조업 경기 지표 부진을 계기로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폭발한 뒤 금융시장은 힘이 빠진 채 흔들리고 있다.  뒤이어 나오는 경기 지표도 악화일로를 보이면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은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금리 인상이 겹치면 충격파가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경고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경기 지표 악화 잇따라

진앙지인 중국에서 경기 지표가 나올 때 마다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진다. 중국의 제조업과 광산업, 전력 등 공업기업의 8월 순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8.8% 줄었다. 이 감소율은 중국 정부가 집계를 시작한 2011년 10월 이래 가장 큰 것이다.  KTB 투자증권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9월에도 전승절 행사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과 텐진항 폭발 사고 등을 감안하면 기업 순이익 감소세가 계속될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3분기 중국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위주의 차이신 PMI가 9월 잠정치 기준 47.0으로 6년반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되는 대기업 중심인 9월 국가통계국의 PMI도 전달과 같은 49.7에 머문다는 것이 시장의 추정이다. 중국 시장이 침체된 탓에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 경기지표도 아슬아슬하다.

일본은 8월 산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0.5% 감소했다. 시장 예상(1.0% 증가)이나 정부 기대(2.8% 증가)에 크게 못미쳤다. 기자회견에 나선 관료가 "솔직히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다. 유로존도 9월 물가 상승률이 작년 동월대비 -0.1%로 3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폴크스바겐 사태가 확산하면서 유로존에서 가장 굳건한 독일 경제가 흔들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계속 떨어져

경기 지표가 새로 나올 때 마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꼬리 물기 하듯 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중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올해와 내년 3.3%와 3.8% 성장 전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털어놨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낮춘 5.8%로 제시했다. 이는 2001년의 성장률(4.9%)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와 내년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치를 각각 2.8%와 3.9%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상반기 교역이 평균 0.7% 감소한 것과 향후 미 금리 인상과 개도국 성장세 추가 둔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지난 4월에 내놓은 3.3%와 4.0%에서 낮춘 것이다.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면 선진국 경기가 좋아도 신흥국들이 얻는 낙수효과가 적어짐을 의미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3.7%로 낮췄다.

◇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성장률 하향

블룸버그가 집계한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은 8월 6.7%에서 9월 6.5%로 떨어졌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와 BMI 리서치는 내년 성장률을 6%대에도 못미치는 5.9%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도 2.8%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일본 산업생산 부진을 토대로 3분기 성장률이 연 환산 -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유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러시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3.8%와 -0.6%로 낮췄다. 지난 6월 전망치는 각각 -2.7%와 0.7%였다.

인도 중앙은행은 전날 내년 성장률 전망을 7.4%로 0.2%포인트 낮추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무려 0.5%포인트나 인하했다. 태국 중앙은행도 지난달 26일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3.0%와 4.1%에서 2.7%와 3.7%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전날 공개된 9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2.8%)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금리 인상·중국 성장 둔화로 추가 충격 우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 등으로 올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쩍 가시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시장의 공포와 경고가 커졌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9일 글로벌 신흥국 채권지수인 EMBI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1% 포인트 가까이 올라 연 6.65%를 기록해 2013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 때 보다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또 IMF는 미 금리 인상으로 중국 등 신흥국 기업들이 도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이 달러 표시 채권을 대거 발행하는 등 건설과 원자재 분야 기업 부채가 급증한 데 따라 미 금리 인상 충격에 매우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22일에는 중국 은행권의 위험 수위가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등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가 세계 해운회사에 중대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은 지난 25일 영국 금융기관들의 중국 등 신흥국 투자 규모가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기 둔화가 영국 금융권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과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와 중국의 경기 부양, 미국 연준의 완만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그나마 기대할 구석이지만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3분기에 세계 경제 여건이 많이 나빠졌다"면서 "당분간 성장률 전망이 더 낮아지는 추세임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