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 ISA 내년 3월 출시될 듯…'머니 무브'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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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통장' ISA 내년 3월 출시될 듯…'머니 무브'에 촉각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5.12.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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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김영목 기자]    국회 법안 통과로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당국은 하위 법령 개정 등 남은 절차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내년 3월 무렵에는 ISA 가입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역 간 자산 대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 지키려는 은행, 빼앗으려는 증권·보험사…'계륵' 평가도

ISA 시행 확정 소식에 가장 고무된 쪽은 증권업계다.  예금뿐 아니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자유롭게 담을 수 있는 ISA의 특성상 자산 배분 노하우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SA 제도가 시행되면 기존에 증권사 창구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없는 이들을 대거 새로운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만능계좌'로 내년 도입되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혜택이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인 경우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확대된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이 재석의원 273명 가운데 찬성 199명, 반대 52명, 기권 22명으로 가결처리되고 있다.

올해 한은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실질적으로 저금리가 아닌 무(無)금리 시대가 도래한 만큼 은행권의 예금상품에 익숙한 보수적 고객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신탁부 김규환 팀장은 4일 "시중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종합적 자산관리 기능이 강한 증권사의 매력이 부각할 수 있다"며 "ISA 를 통한 투자 경험이 여러 자산 투자로 확대될 수 있어 적극적으로 ISA 계좌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은 예금의 안정성을 적극 부각시켜 기존 고객들을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예금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은 보수적 성향이 매우 강해 위험 부담이 있는 금융투자 상품으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며 "ISA를 절세 예금으로 마케팅하면 은행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ISA 최대 비과세 한도가 당초 정부안보다 50만원 많은 250만원으로 확정됐지만 흥행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온다.

또 업계가 취할 수 있는 실질적 이익에 비하면 홍보와 유치에 드는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ISA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 보니 유치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도 없는 '계륵(鷄肋)' 같은 존재라는 푸념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선 영국이나 일본의 사례처럼 과감하게 결정을 해야 했었는데 부자 감세 논란 속에서 이도 저도 아닌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지난 8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 금융위 기자실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 Account) 제도 도입방안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천차만별' 투자바구니 ISA…"성향 잘 따져봐야"

ISA는 한 바구니에 예적금, 펀드,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어 '100인 100색'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윳돈 규모와 투자 목적, 개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상품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200만원(소득 5천만원 이하)∼250만원(소득 5천만원 이상)의 비과세 혜택만을 노려 예·적금 비중을 키워야 한다.  모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도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정도에 따라 금융투자상품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유안타증권 PB지원팀의 김기삼 회계사는 "200만원∼250만원 비과세는 당연히 이용해야하고, 이외 수익에 대해서도 9.9%만 과세를 하기 때문에 투자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과장은 "ISA는 5년째 이익이 난 부분에 과세를 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예금을 활용하면서 기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게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다소 공격적이거나 적극적인 투자 성향이 있다면 ISA를 통해 해외 채권형이나 해외 주식형 펀드 등 고수익·고위험 투자 상품을 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하나은행 ISA TF 관계자는 "손실과 이익을 따져 과세 기준을 삼는 ISA의 손익 통산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분산 투자 효과를 활용하면 어느 정도 손실이 나도 안정성이 보장되는 만큼 목돈을 쪼개 고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각 금융사는 투자자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목돈을 든 적극적 투자자와 젊은 층이 ISA로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농어민을 포함해 소득이 있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상품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사가 설계한 포트폴리오를 선택해 누구나 쉽게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상민 과장은 "고객이 큰 고민을 하지 않도록 변동성에 따라 위험군을 세밀하게 나눠 최대한 많은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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