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추가 자구안 확정…채권단 출자전환 검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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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추가 자구안 확정…채권단 출자전환 검토할 듯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6.02.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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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정상진 기자]    현대그룹은 2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계열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003450] 재매각을 비롯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자체 경영정상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채권단도 앞으로 현대그룹의 채무조정 상황에 맞춰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정상화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측은 "2013년 12월 3조3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해 발표한 이후 2년여 만에 목표치 대부분을 이행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해운업황 등으로 인해 기존 자구안만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추가 자구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구안에 따라 현대그룹은 우선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현대증권 등 금융3사에 대한 공개매각과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사재출연에 즉시 착수한다.

현대증권 매각은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방침이라고 현대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밝힌 대로 현대상선이 보유중인 현대증권 지분 담보대출과 현대아산 지분 매각으로 700여억원을 조달하고 현정은 회장이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에 1천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즉시 제공하기로 했다.

벌크전용선사업부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등 추가 자산매각도 진행된다. 벌크전용선사업부는 1천억원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은 5천억원대로 시장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공모·사모사채, 선박금융 등 비협약채권에 대한 채무조정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비협약채권단 간의 채무조정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협약채권단의 채무조정에 최대한 협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어 현대그룹의 자구안을 공유하고 향후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자구안에 대한 설명을 듣는 성격의 자리였던 만큼 지원 방안에 대한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았으나, 보유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비협약채권이 많은 특성 때문에 자율협약이나 추가 자금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채권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이나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업황이 좋거나 앞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면 만기를 대폭 연장해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겠으나 현재 상황을 따져볼 때 출자전환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며 "출자전환 규모는 자구계획과 현금흐름 등을 고려해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이같은 고강도 유동성 확충 노력과 동시에 수익성 향상을 위한 체질 개선 노력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상선 수익성 저하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용선료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측은 "추가 자구안을 추진하면서 다수 이해관계자 간 채무조정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측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다. 자구안만으로 유동성 우려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주채권은행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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