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해법 찾자"…필리핀 전현직 대통령 5인,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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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해법 찾자"…필리핀 전현직 대통령 5인, 논의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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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다자외교무대에서 중국의 외교력에 쓴맛을 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4명과 회동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해법을 논의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 전직 대통령들을 대거 초대했다.

초대에 응해 회의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들은 피델 라모스, 조지프 에스트라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베니그노 아키노 등 4명이다.      

필리핀 국가안보회의는 전직 대통령을 초청해 함께 국사를 논의하는 전통이 있지만, 전·현직 대통령 5명이 한자리에 모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회의에 참석한 전·현직 대통령 다수는 정적 관계로 서로 얽혀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2001년 당시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축출에 앞장섰고, 후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는 그를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아로요 전 대통령 역시 퇴임 이듬해인 2011년 부정선거 혐의로 체포돼 정부 병원에 구금됐다가 대법원의 무죄판결로 이달에야 풀려났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자신이 후임자 아키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아키노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을 '무시무시한 독재자'로 언급하며 반대 진영에 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남중국해 분쟁 문제에 대한 필리핀의 단결된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대통령궁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퍼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남중국해 외교전'에서 중국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이 아세안 외교장관 공동선언문에 언급되게 하려고 '강력히'(vigorously) 로비를 했다면서, 비록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국제법을 준수한다는 구절이 들어간 것만으로도 이번 외교전은 아세안이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야사이 장관과 두테르테 대통령을 잇달아 예방해 대중 공조방안을 논의하고, PCA 판결이 향후 대중국 대화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 2016.7.27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초청으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 모여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한 필리핀 전현직 대통령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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