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터키 주재 러대사 장례식에 푸틴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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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터키 주재 러대사 장례식에 푸틴도 참석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12.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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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사흘 전 과격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터키 경찰관에 저격당한 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렸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장례식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정교회 사원인 '구세주 성당'에서 정교회 키릴 총주교의 집전으로 거행됐다.

키릴 총주교는 "카를로프는 전장에서 숨진 대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그는 순교자적으로 숨졌다고 애도했다.

총주교는 대주교 지위로 지난 2006년 북한 평양에 문을 연 러시아 정교회 성당 축성식에 참석했을 때 당시 북한 주재 대사로 재직중이던 고인과의 만남을 상기하며 그가 북한 내 러시아 정교회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사의를 표했다.

정교회 장례식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인사, 각 정당 및 의회 지도자 등이 참석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조사에서 "안드레이(카를로프)는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며 우리는 영원히 그를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의 뒤를 이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인의 아들 겐나디에게 전날 푸틴 대통령이 카를로프 대사에게 수여한 최고 훈장인 '러시아 영웅' 칭호와 메달을 전달했다.

뒤이어 추도식장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카를로프 대사의 관 옆에 붉은 장미를 놓고 묵념한 뒤 유족들과 대화하며 위로했다.

푸틴은 카를로프 대사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이날로 예정됐던 연례 연말 기자회견을 하루 연기했다.

외무부 건물 현관 홀에 있는 순직 외교관을 기리는 석조 현판에는 카를로프 대사의 이름이 새겨졌다.

▲ 사진=안드레이 카를로프 대사의 장례식을 집전하는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주교.(연합뉴스 제공)

고인은 모스크바 북쪽에 있는 힘키 공동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시신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20일 특별기에 의해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모스크바로 운구됐다.

카르로프 대사는 앞서 지난 19일 오후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열린 러시아 사진전에 참석해 축사를 하던 도중 현장에 잠입한 터키 경찰관 메블뤼트 메르트 알튼타시(22)가 등 뒤에서 쏜 9발의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알튼타시는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 군사 개입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최대 격전지 알레포에서 반군을 몰아내는 데 도움을 준것에 대한 보복으로 대사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튼타시의 배후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21일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는 자국 내 외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보장할 책임을 진다"면서 이번 사건이 터키의 이미지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스코프는 이어 "카를로프 대사의 살해 시점은 우연히 선택된 게 아니다"며 "크렘린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와 터키의 양자 관계 정상화 과정을 훼손하려는 것일 뿐 아니라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과 관련한 양국의 공조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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