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부실 심각한 BMPS에 구제금융 투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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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부실 심각한 BMPS에 구제금융 투입 결정
  • 제임스김 기자
  • 승인 2016.12.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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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김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부실이 심각한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에 대한 구제금융 투입을 23일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는 이날 긴급 각의를 소집해 BMPS에 유동성 보증과 자본 투입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을 실시키로 의결했다.

정부의 구제금융은 JP모건이 주도했던 자구노력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BMPS는 50억 유로를 목표로 자본 재확충을 추진했으나 기관과 개인투자자들로부터 25억 유로만을 조달할 수 있었을 뿐이라고 22일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가 BMPS 구제에 활용할 공적자금은 21일 상하원에서 승인한 2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기금에서 충당된다. 이 기금은 BMPS를 포함해 부실 정도가 심한 몇몇 국내 은행을 구제하는 데 사용된다.

BMPS는 자산 기준으로 이탈리아 3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무장관은 각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MPS에 지원될 공적자금 규모를 밝히지 않는 가운데 "(유럽연합 금융감독당국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요건을 맞추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르면 납세자들에게 미칠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구제금융을 투입할 경우에는 은행 주주와 후순위채 보유자들도 일부 손실을 부담하게 돼 있다.

▲ 사진=이탈리아 정부가 부실이 심각한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에 대한 구제금융 투입을 23일 결정했다.(연합뉴스 제공)

이탈리아 정부는 그러나 이 은행의 후순위채를 소액 보유하고 있는 4만 명의 개인들에 대해서는 피해를 보상해준다는 방침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보상대책은 후순위채 보유자들에게 동등한 가치의 선순위채로 교환해준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구제금융이 BMPS를 둘러싼 불안감을 잠재우고 국내 금융기관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것으로 보고 있고 업계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LC매크로어드바이저스의 창업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초 코도뇨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마침내 코너를 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시장에서도 환영받을 것이고 경제에도 플러스가 된다는 것이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라훌 칼리아 펀드매니저는 소액 채권보유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라고 밝히면서 "보상을 받지 못하면 현재의 정치권에 대한 국민 정서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예금 인출 사태의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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