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 군사력 강력하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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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 군사력 강력하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해"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12.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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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미국의 군사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하다고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군사력과 관련한 양국의 전날 설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푸틴은 "미국의 군사력이 강하다는 것을 누구도 반박하지 않는다. 미국에 미사일, 잠수함, 항공모함 등이 더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침략자보다 강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무기에서 러시아에 앞설지 모르지만, 러시아는 어떤 침략자들도 물리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푸틴은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군(軍) 현대화 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현재 러시아는 50%의 무기를 현대화했으며 2021년까지 이 지표가 70%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미사일 방어망(MD) 극복 시스템을 포함한 핵전력 현대화에서 진전을 봤다"면서 "러시아가 개발한 MD 회피 시스템(공격 미사일)은 미국의 MD 시스템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군비 경쟁을 벌이며 경제 사정에 맞지 않는 무리한 예산 지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국방부 직원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러시아군은 현재 어떤 잠재적 침략자들보다 더 강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전략 핵무기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존하거나 앞으로 개발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일의 성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군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라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 사진=23일(현지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푸틴 대통령의 핵전력 강화 발언에 대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미국 측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에도 미국 핵전력 강화와 군사력 강화 필요성에 관해 얘기했다. 아무것도 이상할 게 없다"면서 "오히려 미국의 군사력이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주장하는 현 미국 정부 대변인의 발언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1월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정상회담과 관련 "회담의 핵심 의제가 양국 관계 개선이 돼야 한다는 트럼프의 의견에 동의한다"면서 "하지만 언제 정상회담이 가능할지를 지금 얘기하긴 어렵다. 트럼프가 먼저 차분히 자신의 진영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초청하면 반드시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대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비난에 대해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중요한 것은 누가 민주당을 해킹했는가가 아니라 해킹으로 미국의 여론이 조작됐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한 유일한 나라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으며 서한에서 양국 관계 개선 희망을 전달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최근 발생한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피살 사건과 관련 푸틴은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과 러시아 대사 저격 사건 배후에는 양국 관계를 훼손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사 살해는 러시아는 물론 러-터키 관계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하지만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최근 이루어진 시리아 알레포에서의 반군 및 주민 이송 작전에 대해 "현대 세계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가장 대규모의 인도주의 조치"라고 자찬하면서 이 일은 러시아는 물론 터키와 이란, 시리아 지도부의 협력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점령과 반군 퇴각에 뒤이은 다음 조치는 시리아 전역에 걸친 휴전에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2018년 대선에 재도전할지에 대해 "때가 돼서 국내외 정세를 보고 우리가 한 일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살펴 대선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올해로 12번째인 푸틴 대통령의 연말 기자회견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국제무역센터에서 정오부터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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