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미경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불과 1년 만에 7배 규모로 급성장했다.

구매보조금 부족 사태를 빚는 지역이 속출하는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신차 출시까지 잇따라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3천2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4대보다 무려 7배나 증가했다.

승용차만 따지면 올해만 총 3천189대가 새로 등록돼 전년 동기(452대) 대비 600%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 총 차량 등록대수(64만728대) 중 전기차의 비율은 0.5%로 작년 0.1%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지방자치단체별 전기차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구매보조금 규모에 비례해 차이가 컸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 때문에 출고가가 높아 사실상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없이는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전기차 확산에 가장 적극적인 제주도는 올해 1∼4월 총 1천212대(5.4%)의 차량이 등록돼 지자체별 등록비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0.9%)과 비교하면 4.5%포인트 늘었다.

2위는 작년보다 1.5%포인트 증가한 총 526대(1.7%)의 차량이 등록된 대구가 차지했다.

등록비율이 전국 평균인 0.5%를 넘은 지역은 제주, 대구를 비롯해 광주(0.6%), 세종(0.7%), 전북(0.5%) 등 5곳이었다.

반면 0.1%에 그친 충남과 인천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절반 이상의 지자체에서는 보조금 신청이 조기에 마감됐다. 현재 정부·지자체 예산을 합치면 연간 지원 규모는 3천억원 수준이다.

올해 전국에 전기차 1만4천392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정부는 수요가 높은 지자체에 보조금을 추가 배정하는 등 관련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신형 전기차가 줄줄이 출격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달 말 '모델 S 90D'를 사전계약 고객에게 인도하며 국내에 첫 차량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출시 시점에 맞춰 별도의 공개행사를 열지 않고 다음 주 중 사전계약 고객들만 초청해 비공개로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 S 90D는 1회 충전 주행거리 378㎞를 인증받았다. 판매가격은 약 1억2천100만원부터 시작하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르노삼성은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를 이번 주부터 사전계약 고객에게 인도한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가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트위지 2대를 기증하는 행사를 한다.

트위지는 1회 충전 시 60㎞를 달릴 수 있으며 현행 법규상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전용도로는 다닐 수 없다.

판매가격은 1천500만원대로,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최저 422만원에 살 수 있다.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도 국내 판매에 나선다.

한국법인 설립과 국내 제작자 인증을 마친 비야디는 최근 공식판권업체를 통해 한국형 전기저상버스인 K9(eBus-12) 시판을 시작했다.

9월에는 15인승 전기버스 C6(eBus-7)를 운영하고 내년께 전기 승용차인 e6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 변화와 성장 정도를 보면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매우 익숙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완성차업체들도 라인업의 한 전략으로 전기차를 활용하는 등 높은 수요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