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만주 '매물대기' 삼성물산, 공정위 결정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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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만주 '매물대기' 삼성물산, 공정위 결정에 울상
  • 한승호 기자
  • 승인 2017.12.2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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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한승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삼성SDI가 추가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를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4천973억원에 이르는 대량 대기매물 우려로 한 주간 크게 하락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두 차례 전원회의를 거쳐 2015년 12월 발표한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가 강화하는 것을 막고자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던 삼성SDI에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팔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공정위가 내린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는 게 이번에 내려진 해석의 골자다.

당시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형성'되는 것이므로 삼성SDI가 합병으로 보유하게 된 삼성물산 주식 904만주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삼성SDI는 당시 500만주를 매도했으나, 바뀐 해석에 따라 남은 404만 주도 팔아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대량 매물이 시장에 풀릴 거라는 우려 속에 삼성물산은 이번 한 주 동안 5.75% 하락했다. 최근 7주 연속 하락세다.

공정위가 이런 결과를 발표한 21일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는 삼성전자[005930](-3.42%), 삼성에스디에스[018260](-4.61%), 삼성SDI(-4.27%) 등이 함께 하락하면서 불안감이 시장 전체로 확산했다.

▲ 사진=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삼성SDI가 추가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를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됐다.(연합뉴스 제공)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수급 이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삼성물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큰 폭 할인 없이 대부분 물량을 넘기거나,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내부에서 물량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충격이 적은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400만주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등 형식으로 시장에 풀리면 할인율에 따라 주가가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며칠 안에 모두 회복할 것"이라며 "400만주 정도면 전체 주식 수로 따지면 많지 않아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가 이미 삼성물산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추가 처분으로 주가가 많이 내려가거나 지배력이 취약해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그룹이나 우호적 투자자에게 넘기는 데 성공할 경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 주가는 워낙 실적이나 자산 가치에 비해서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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