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출 악화전망…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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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출 악화전망…대책마련 시급
  • 정택근 기자
  • 승인 2014.10.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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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체 생산능력 커져 한국제품 수입이유 없어

올해 나타난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부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중간재·자본재를 생산하는 능력을 상당 수준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가공무역 위주의 한국 대중 수출이 앞으로도 약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무역협회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중 수출 품목을 가공단계별로 살펴볼 때 중간재에 속하는 '반제품'과 최종재에 포함되는 '자본재'의 수출액은 각각 335억달러(한화 약 35조3천억원), 225억달러(약 23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반제품과 자본재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1%, 7.2% 감소한 수준이다.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 감소는 한국의 전체 대중 수출 부진으로 연결됐다.

반제품과 자본재가 한국의 전체 대중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 비중은 각각 31.6%, 21.2%로 이들 비중을 합치면 약 53%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해 1∼9월 누적 수출 증가세는 2.9%에 그쳐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약한데, 반제품과 자본재의 수출 부진이 최근 한국의 대중 수출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제품이란 완제품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공정 중 일부 공정만 끝마친 제품이다. 자본재는 다른 제품 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완제품으로 설비·투자와 관련이 깊으며, 평판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이 대표적 대중 수출 자본재 품목이다.

문제는 이런 대중 수출 부진이 올해에 한정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일단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최근 몇년간 둔화됐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된 지난 2012년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7.9%로 2011년(20.3%)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허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대중 수출은 가공무역의 비중이 커 중국의 수출 부진이 한국의 수출 감소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자체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굳이 한국에서 반제품과 자본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도 한국의 대중 수출에 부정적이다.

가령 중국이 대형 장치산업에서 생산 자급률을 키우면서 올해 1∼9월 대중 평판디스플레이·센서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9.3% 줄었다. 전년 대비 수출액 감소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이어졌다.

이런 구조적 변화 아래 가공무역 중심의 한국 대중 수출은 앞으로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허 수석연구원은 "주요 중간재 제품에 대한 중국의 자체 생산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한국은 첨단 부품·소재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럽의 경우 명품의 대중 수출로 소비재 수출 비중이 큰 편"이라며 "한국도 고급 소비재 산업을 육성, 현재 3.4%에 그치는 소비재 수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