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갈등에 K팝 시장도 움찔…"국적 표기 어쩌나요"
상태바
양안갈등에 K팝 시장도 움찔…"국적 표기 어쩌나요"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9.01.28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관철하고자 외국 기업의 대만 표기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우리나라 연예기획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국으로 유학 온 대만 연습생들이 데뷔하는 일이 늘었지만, 자칫 갈등에 휘말리면 팀 전체의 중국 활동에 제약이 걸릴까 봐 조심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대만 빈과일보와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치위원회 산하 법제일보는 지난 16일 세계 500대 기업 중 애플을 비롯한 66개 기업이 홈페이지에서 대만을 '중국 대만'이 아닌 '대만'으로 표기했다면서 중국 법률로 조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28일 가요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만 출신 연예인으로는 트와이스 쯔위(周子瑜), 워너원 라이관린(賴冠霖), (여자)아이들 슈화(葉舒華), 신인그룹 체리블렛의 린린(黃姿婷) 등이 있다.

일단 연예기획사들은 홈페이지에 멤버들을 소개할 때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국적을 언급하지 않는다.

트와이스, 워너원, 체리블렛의 공식사이트에 접속하면 프로필에 이름, 생년월일만 나와 있다. 워너원은 신장과 몸무게, 혈액형까지 명시했지만 국적은 따로 찾아볼 수 없다.

▲ 사진=트와이스 쯔위.(연합뉴스 제공)

앞서 트와이스 쯔위는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생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놓고 '대만 독립 분자'라는 공격을 받은 뒤 대만 총통 선거 전날 사과 영상을 올려야 했다.

워너원 라이관린도 2017년 KBS '키스 더 라디오'에서 자신을 '중국 대만' 출신으로 소개한 사실이 대만에 전해지면서 대만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일련의 사건 이후 공식 석상에서 아이돌의 말과 행동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지난해 5월 (여자)아이들 데뷔 쇼케이스에선 중국 출신 우기(宋雨琦)와 대만 출신 슈화에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민감한 데 두 멤버의 호흡은 괜찮으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리더 전소연은 두 사람을 대신해 "한국인 세 명, 외국인 세 명으로 이뤄진 팀인데 연습할 때 국적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서로 (호흡이) 좋은 것 같다"고 짧게 정리했다.

지난 21일 체리블렛 데뷔 쇼케이스의 경우 멤버 10명 가운데 일본인 3명의 국적은 소개했지만, 대만에서 온 린린에 대해선 별다른 출신 언급이 없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아직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풀린다는 느낌은 없지만 앞으로 중국 활동을 생각하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대만 모두 중요한 시장이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며 "국적 표기가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일단 언급 안 하는 쪽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