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부 1경1천조원… 국민순자산 GDP의 7.7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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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부 1경1천조원… 국민순자산 GDP의 7.7배
  • 황인찬기자
  • 승인 2015.05.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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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 발표…부동산 편중도 심화

[코리아포스트=정상진기자]2013년 한국의 국부(國富)는 1경1천조원대로 전년에 이어 국내총생산(GDP)의 7.7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자산의 절반 이상이 땅에 묶인 현실은 여전한 반면 설비자산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평균 순자산은 가구(2.61인 기준)당 3억3천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대부분 부동산 관련 자산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 2013년 국부 1경1천조원…대부분 부동산 관련 자산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작성 결과'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부라고 할 수 있는 국민순자산은 2013년 말 기준 1경1천39조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2012년(1조668조원)보다 3.5%(371조원) 증가한 규모다.

한 해 벌어들이는 총소득을 나타내는 GDP에 견준 국민순자산의 비율은 전년에 이어 7.7배를 유지했다.

이는 호주(5.9배), 캐나다(3.5배), 일본(6.4배·이상 3국은 2012년 기준)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관련 자산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2013년 말 현재 토지자산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0%(5천848조원)로 전년보다는 0.7%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과반을 차지했다.

여기에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건설자산 비중 35.7%(3천942조원)를 더하면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은 국민순자산의 88.7%에 달한다.

다만, GDP 대비 국민순자산 배율은 2011년 이후 7.7배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에 대해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가운데 순자산 증가속도도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설비자산 증가 미진…경제활력 잃어가나

국부의 부동산 쏠림 현상은 지속하는 반면 생산활동에서의 활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과정에서의 자본투입증가율을 수치로 나타낸 통계치인 자본서비스물량증가율은 2011년 4.6%, 2012년 4.0%, 2013년 3.7%로 둔화세를 이어갔다.

경제성장을 결정짓는 요소는 노동투입, 자본투입 및 생산성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노동투입 증가율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본투입증가율은 성장을 유지하도록 하는 핵심 요소다.

자본서비스물량증가율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10%대를 유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큰 폭으로 둔화한 모습이다.

이는 건설자산·설비자산·지식재산생산물로 구성된 고정자산의 실질 스톡(Stock) 증가율이 2011년 5.1%, 2012년 4.0%, 2013년 3.2%로 낮아진데 기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고정자산 가운데 특히 설비자산 증가율의 부진이 두드러졌다.국민순자산에서 설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1%에서 2012년 6.0%, 2013년 5.9%로 하향 추세를 이어갔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자산 비중은 35.4%에서 35.7%로 증가했다. 건설투자에 비해 설비투자가 부진했다는 의미다.

그나마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문화·예술품과 같은 지식재산생산물 비중이 같은 기간 2.2%에서 2.5%로 높아져 성장의 새로운 견인차로 부상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고정자산의 명목 GDP 대비 배율은 1990년 2.1배 2000년 2.7배였으나 2011년 이후 3년 연속 3.4배 수준을 유지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한은 측은 "14개 선진국의 명목 GDP 대비 고정자산 배율이 평균 3.3배임을 고려하면 한국의 고정자산 축적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이라고 말했다.

◇ 가구당 순자산 3억3천만원…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2013년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로 본 가구당(2.61인 기준) 순자산은 3억3천85만원으로 추계됐다.

2011년 2.67인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3억1천811만원, 2012년 2.64인 기준 순자산은 3억2천563만원으로, 2013년 한 해 522만원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보유자산 중 비금융자산의 비중은 64.7%로 미국(29.9%), 일본(39.9%), 캐나다(45.8%) 등 주요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매우 높았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한국 가계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월등히 많이 묶여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비중은 2011년 66.6%에서 2012년 65.7%, 2013년 64.7%로 하락세를 나타냈다.이는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의 배율이 2.2배 수준으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 측은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한국 2.2배)은 미국(1.3배), 일본(1.8배), 캐나다(2.0배)보다는 높지만 호주(3.0배), 유로존(2.8배)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며 "2000년 이후 한국의 주택 가격상승률이 호주나 스웨덴, 영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중은 2013년 44.3%로 2010년과 비교해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금융법인기업 및 일반정보의 비중은 이 기간 각각 0.5%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소규모 자영업자의 생산활동이 위축되거나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경우 비금융자산 보유비중이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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