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홍남기 해임건의 당내서 거론" 대정부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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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홍남기 해임건의 당내서 거론" 대정부 압박↑
  • 박영심
  • 승인 2021.07.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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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착수하면서 정부와 여당의 갈등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선별론'을 소신으로 밝혀 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으로 갈등 국면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스1.)
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뉴스1.)

 

여당은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며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까지 거론한 상태다. 전 국민 지급으로 추가되는 재원은 캐시백과 국채 상환액 등을 제외해 마련하자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15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2차 추경안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정부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신용·체크카드를 더 쓰면 10%를 환급해 주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은 폐기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행정안전부 등 정부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확대에 대략 2조5000원이 더 필요하다는 추산을 내놓는다. 전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 시 소요 재원은 12조9300억원(5170만명), 하위 80% 이하 소요는 10조3400억원(5170만명×80%)으로 계산됐다.

이에 여당은 재원 보충 방안으로 △캐시백 1조1000억원 철회 △국채 상환 2조원 보류 △선별비용 절약 등을 제시했다. 이러면 추경 증액 없이도 전 국민 지급을 할 수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전 국민 지급 당론과 관련해 "원래 예정돼 있던 신용카드 캐시백 예산 1조1000억원을 없애 재난지원금 예산으로 조정하면 어떤 추가 예산 없이도 1인당 22만원 지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하위 80%에게 지원금을 준다고 했을 때 (행정비용 등) 주변 돈까지 합치면 11조1000억원 플러스 알파다. 그런데 전 국민에게 다 주면 12조9000억원"이라며 "이렇게 되면 예산을 쓰기도 편하고 갈등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캐시백의 경우, 절호의 경기 반등 시기인 올 하반기 훼손된 소비 여력을 복원하기 위해 원안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채 상환도 미이행 시 불확실성이 확대된 채권 시장을 자극하고 대외 신인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정 당국을 이끄는 홍남기 부총리가 이러한 주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어제(12일) 여야 양당 대표의 전 국민 100% 지급 합의에 동의 안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재정 운용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캐시백에 관해서는 "고민이 많았고 올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것을 깎기 보다는 큰 틀에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채 상환에 대해서도 "국가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략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홍 부총리의 소신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해임 건의 카드도 꺼냈다. 전날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을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 해임 건의 등 여당의 대정부 압박 수위가 고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선 지난해에는 1차 재난지원금을 하위 50%에만 지급하자던 홍 부총리에게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해임 건의에 가까울 정도로 질책성 강한 언급을 한 일이 있다. 이후 올초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를 협의하면서는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홍 부총리를 향해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질타한 적도 있다.

이에 당시 정치권에서는 홍 부총리가 스스로 물러날 확률이 높아졌다고 점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미 숱한 당정 갈등 속에서 사의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3일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과 관련해 당의 의견이 채택되면서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고, 이후 2월에는 자신의 거취까지 고민한다는 뜻에서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으로 걸어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는 이번 추경을 둘러싼 갈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정 갈등이 격화하거나 당의 의견이 우선시되면 홍 부총리의 진퇴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간 홍 부총리는 당정 갈등이 일어날 경우 당의 의견을 따르기도 하고, 반발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는 투항한 적이 더 많지만, 최근 들어서는 맞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작년 1~2차 재난지원금, 증권거래세 인하, 대주주 요건 등에 관해서는 기존 입장을 내려놨던 홍 부총리는 올초 4차 재난지원금 논쟁서 선별 소신을 관철하며 오랜 만의 '1승'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