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도 재계 1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회동이, 기존 통신장비 공급 수준을 넘어 AI·반도체·6G 통신·데이터센터·배터리·건설 등 전 사업체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 전환점으로 분석된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18일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 주 주도 간디나가르의 마하트마 만디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도 구자라트 투자서밋(VGS 2019)'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18일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 주 주도 간디나가르의 마하트마 만디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도 구자라트 투자서밋(VGS 2019)'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삼성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을 방문한   암바니 회장에게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인력개발원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해 직접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이에따라 이번 만남은 릴라이언스가 진행 중인  ‘딥테크(Deep-Tech) 전환 전략’ 과 삼성그룹의 첨단 기술 포트폴리오가 맞물리면서, 양사가 인도의 차세대 ICT·AI 산업 기반을 공동 구축하는 ' 국가급 기술 파트너십 모델’ 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6G 네트워크: 인도 통신 혁신의 핵심 동맹으로 성장

이번 협력에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차세대 통신, 즉 6G 네트워크 구축이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통신 자회사인 ‘릴라이언스 지오(Jio)’는 현재 인도 내에서 가입자 5억 명을 보유한 최대 규모 이동통신 사업자다. 이미 지오는 4G와 5G망 구축 과정에서 삼성전자를 핵심 공급 파트너로 선택하며 기반 협력을 다져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협력 구조를 토대로, 향후 인도에서 6G 상용화가 본격화될 경우 삼성이 ‘우선 협상 파트너’ 혹은 ‘단독 전략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인도 정부가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성을 이유로 중국 화웨이 장비 도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어, 삼성의 존재감은 단순한 기술 제공 수준을 넘어 국가 전략 파트너 역할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지오의 연구 조직은 공동 6G R&D 센터 설립, 표준 개발 참여, 테스트베드 운영 등 장기 과제까지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장비 납품이 아니라, 향후 인도가 글로벌 6G 표준화를 함께 이끌 수 있는 기반을 삼성과 공동 구축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공급사가 고객을 만난 자리가 아니라,  세계 최대 인구국가의 통신 인프라를 공동 설계하는 ‘기술 동맹’의 선언” 이라고 설명했다.

■   AI 데이터센터·반도체 공급: ‘삼성 패키지 사업 모델’ 가동 전망
 또 하나의 핵심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 협력이다.

릴라이언스는 현재 인도 구자라트주를 중심으로 3GW급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전력·서버·건설·칩·네트워크·클라우드 운영까지 모든 요소가 포함된 국가 단위의 인프라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은 단일 계열사가 아닌, 그룹 전체가 결합한 ‘Turn-Key 패키지 모델’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AI 서버용 메모리, 파운드리 기반 연산 반도체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이는 엔비디아-TSMC 중심의 글로벌 AI 칩 공급망에서 인도라는 전략 시장을 삼성 전용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음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단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E&A(舊 삼성엔지니어링) ' 가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기업은 설계·시공(EPC)과 냉각 인프라, 전력망 연결 등 대규모 산업시설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릴라이언스의 인프라 구축 목표와 부합한다.

또한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삼성SDS가 클라우드 플랫폼 운영, SI(시스템 통합), AI 기반 운영 솔루션 제공자로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은 하드웨어·건설·운영·IT를 동시에 공급하는 완전한 생태계 제공자가 된다.

글로벌 AI 밸류체인 경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은 TSMC-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폭스콘 축이 강세를 보였으나, 이번 협력이 본격 가시화될 경우 '삼성-릴라이언스-인도 정부의 ‘아시아 신축 공급망 동맹’ 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산업 분석기관 India Tech Forum은 이번 협력을 두고 “삼성은 인도에서 단순한 전자기업을 넘어 국가 디지털 인프라 건설자 역할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 투자기관 RBC는 향후 삼성과 릴라이언스 협력 규모가 10년간 최소 400억~650억 달러(약 54조~8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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