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인종차별 vs 인종주의 악용' 진흙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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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트럼프 '인종차별 vs 인종주의 악용' 진흙탕 공방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8.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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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미국 대선판에서 '인종주의'가 뜨거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본선 맞상대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하자 트럼프가 클린턴이 멀쩡한 시민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두 사람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히스패닉과 소수계에 대한 트럼프의 뒤늦은 구애 전략과 사전에 차단막을 쳐 김을 빼려는 클린턴의 구상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이날 네바다 주(州) 리노 유세에서 "트럼프는 편견과 편집증에 기반한 선거를 하고 있다"면서 "그는 증오 그룹을 주류로 끌어들이고, 변방에 머물던 인종차별주의가 미국 주요 2개 정당의 하나(공화당)를 장악하게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가치들을 무시하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가 과거 '버서'(birther·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자) 운동을 주도하면서 정치적 명성을 얻었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거짓말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를 '백인-제노사이드-TM'이라는 계정을 가진 인물을 비롯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글을 리트윗하는 사람", "큐클럭스클랜(KKK) 전 수장인 데이비드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지 않은 사람"이라고도 규정했다.

클린턴은 이와 함께 "트럼프가 지난주 흑인들에 대한 아웃리치(접근) 미명하에 백인 청중들 앞에서 '가난'. '배척', '끔찍한 교육', '무주택' 등의 용어로 흑인 커뮤니티를 모욕했다"면서 "변함없는 진실은 (아무리 가장한다고 해도 인종차별주의자인 지금의 트럼프 이외에) 다른 트럼프는 없다는 점"이라고 일갈했다.

클린턴 캠프도 이날 트럼프를 극우로 모는 1분 11초 분량의 새 동영상을 공개하며 '트럼프=극우', '트럼프=KKK' 이미지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이에 대해 트럼프는 클린턴이 인종주의를 선거에 악용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는 클린턴 연설 직전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 유세에서 "클린턴이 거짓말을 일삼고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 멀쩡한 미국인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면서 "단지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변화를 위해 투표하려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지지자들은 결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클린턴이 감춰 온 (클린턴재단에 관한) 모든 것이 이번 주에 폭로됐는데도 그녀는 자기의 비윤리적이고 범죄적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그 대신 (클린턴재단 논란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정치 역사상 가장 뻔뻔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이 클린턴재단을 둘러싼 논란을 인종주의 이슈로 덮으려고 한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트럼프는 전날 밤 미시시피 주 잭슨 유세에서도 "클린턴은 유색 인종을 더 나은 미래를 누릴 가치가 있는 인간이 아니라 단순히 표로만 계산하는 편협주의자"라면서 "그녀는 흑인과 히스패닉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본인과 남편, 자신의 고문과 후원자들을 위해서만 일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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